불침번이 끄덕끄덕 잠에 들고
오래 울린 전화기가 침묵하고:
시몬, 보영 낭독회 〈침범, 불침번〉

012 불침번이 끄덕끄덕 잠에 들고오래 울린 전화기가 침묵하고:시몬, 보영 낭독회 〈침범, 불침번〉 〈침범, 불침번〉©스페이스 미라주   그러니까 이 공연에 그냥 들어갈 수는 없다. 흰 현수막에 파묻혀 널브러져 있는 좁은 출입구를 명백하게 가로막으며 엎드려 누운 보영을 못 본 체하면서 입장할 수는 없다. 좁고 가파른 계단을 일제히 오르는 다른 관객들의 행렬을 등 뒤에 두었으므로 떠밀리듯 고분고분 다리를 […]

구멍 난 몸, 드나드는 춤: 감염병의 시대에 우리의 불온한 춤을 지속하는 법

008 구멍 난 몸, 드나드는 춤: 감염병의 시대에 우리의 불온한 춤을 지속하는 법1* *이 글은 2023 국립현대무용단 아카이브북 『카베에: 언/아카이브』에 수록된 글입니다.null에서는 하나의 공연을 주제로 만들어진 여러 개의 글을 비교하는 기회를 만들어보고자,null의 멤버들(조형빈, 하상현, 하은빈)이 비평으로 참여했던 『카베에: 언/아카이브』의 세 개의 글을 싣습니다.  황수현 〈카베에〉 © 박수환,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  〈카베에(caveae)〉의 몸들을 바라보며 구멍 난(porous) […]

비평하는 마음

002 비평하는 마음 안녕하세요. 저는 하은빈이라고 합니다. 연극에 관한, 종종 무용과 퍼포먼스에 관한 글을 씁니다. 지난 몇 년간 이곳저곳에 공연비평을 기고하거나 연재해 왔지만 어디 가서 스스로를 비평가라고 소개하지는 않습니다. 처음 비평 고정 연재를 시작할 때 제 이름 앞에는 ‘연극평론가’라는 말이 붙었는데요, 거북한 마음을 몇 개월 꾹 참았다가 슬쩍 ‘드라마투르그’로 바꿔달라고 했습니다. 딱히 더 편해진 것은 […]